홍콩의 영화 촬영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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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촬영지 여행 (해외)

홍콩의 영화 촬영지를 가다

 

 

 

 

"홍콩" 하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많은 수식어를 지닌 동양의 진주.

 그러나 무엇보다 홍콩은 지도 한 장 딸랑 들고 도시의 거리를 활보하다보면 어디에서나 홍콩의 스타들이나 촬영 현장을 목격할 수 있을듯한 그야말로 스케일 거대한 세트장을 방불케하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해외 로케이션이 많은 드라마나 영화가 홍콩을 주목하는 이유 또한 짧은 시간안에 찾을 수 있는 특별함이 느껴지는 곳이기에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 주된 이유가 많은 노력을 아끼지 않는 홍콩 정부의 든든한 지원이 있기에 당연할 수 밖에 없다.

 

 

 

 

드라마 '에어 시티'의 홍콩 촬영은 선상과 부두에서 이루어지는 국제적 마약범죄 조직과의 대결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50여 명이 넘는 홍콩 현지 엑스트라와 스턴트맨, 크레인, 콘테이너 박스 등이 동원되어 마치 한편의 영화와 같은 장면을 연출했다. 촬영지는 홍콩의 "하버"시티

 

 

 

 

드라마 "히트"의 장면들 홍콩 스타 애브뉴와 스타 크루즈 선상에서 촬영이 진행되었다.

 

 

 

스타 애브뉴의 사진 컷  "이소룡 동상"과 함께 수많은 홍콩 스타들의 핸드 프린팅이 있는
그야말로 영화의 거리이다

 

 

드라마 <히트>의 크루즈 장면을 촬영한 홍콩의 아시아스타 크루즈. 고현정과 하정우가 멋진 저녁 만찬을 즐기고, 홍콩의 야경을 뒤로한 채 이야기를 나누던 바로 그 촬영 장소. 홍콩의 대표적인 크루즈다.

 

 

 

최근 한국의 영화 및 드라마의 홍콩 촬영을 대대적으로 지원해주는 홍콩관광청의 그레이스 리 부청장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나라에서 홍콩을 배경으로 촬영한다며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오면 대부분 긍정적 방향으로 협조에 응한다고 했다.

그녀는 최근 한류 드라마가 중화권 및 전 세계에서 인기가 날로 높아진다는 트렌드를 감안할 때 홍콩을 배경으로 하는 한류 드라마가 많은 나라에서 방영될수록 광고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청자들이 드라마에서 나온 홍콩의 명소를 찾아오도록 하는 적극적 홍콩 방문을 유도하는데 한류 드라마가 최적의 홍보도우미가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특히 한국 촬영팀에게는 촬영 허가 뿐만 아니라 제작 단계에서 홍콩 정부 측에서 제작 지원금을 투자하는 등 허리우드 영화의 촬영 협조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의 협조 및 제작지원을 하고 있다며, 그레이스는 자신도 역시 배용준을 좋아하며 한국 드라마를 열심히 시청하는 빅 팬이라고 말했다.

촬영을 원활하게 진행 할 수 있도록 외부적 협조를 도와주는 기관이 홍콩관광청이라면 현장 촬영에 필요한 전문 인원, 촬영기기 및 소품, 단역 출연자 지원 등의 내부적 촬영 협조를 지원해주는 곳은 홍콩필름서비스오피스(Hong Kong Film Services Office)이다. 여기의 한 관계자는 전 세계 각국에서 영화 및 광고촬영 등의 다양한 규모의 촬영이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겠지만 평균 3개월에 최소 10건 정도 이상의 해외 프로덕션의 홍콩 촬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02년, 2004년에 촬영된 허리우드 영화 <툼레이더 2> <러시아워> 등의 홍콩 촬영은 300여명의 인원 고용 및 각종 경비로 약 8천만 홍콩달러(한화 약 96억원) 를 지출하여 직접적인 경제 효과도 발생시키는 등 영화 흥행의 성패의 상관없이 홍콩 로케이션 프로젝트는 관광 뿐만 아니라 촬영 그 자체만으로 홍콩 경제발전에 중요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드라마 촬영뿐만 아니라, 홍콩 소재 야외 드라이브 인 극장은, SK광고의 로케이션 장소로 한국에 소개되기도 했다. 장나라의 뮤직 비디오 촬영, 다니엘 헤니와 엄정화의 영화 <미스터 로빈 꼬시기>의 영화 및 포스터 촬영 등 앞으로도 국내 잡지, 광고 및 새 영화 촬영지로 홍콩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대부분의 홍콩촬영은 홍콩 정부의 이렇다 할 지원 없이 자회사의 제작경비로 진행된 촬영이라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상 및 언론 매체들이 홍콩을 촬영지로 선택하는 이유는 어디서 찾을 수 있는 것일까? 영화 및 광고의 현장 프로덕션 코디네이터와 스케줄을 진행하는 국내의 한 관계자는 서민적이고 동양적 뒷골목 분위기가 넘치는 몽콕, 높은 고층빌딩 및 도시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의 란콰이퐁, 소호, 쇼핑몰이 즐비한 센추럴 지구, 야경을 즐길 수 있는 빅토리아 피크와 홍콩 선상크루즈 등 다채로운 문화적인 느낌 및 도시적 매력을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하게 촬영할 수 있는 특별함과 다른 아시아 지역보다 촬영에 필요한 여러가지 정보가 비교적 정확히 데이터베이스화 돼있어서 업무적 문의를 쉽게 처리할 수 있으며 스텝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편이라 홍콩을 선택한다고 답했다.

혹시 홍콩 스텝들에 대한 단점이나 같이 일하기 불편한 점이 있는지에 대해 그에게 물어보았다. 그는 한국의 스텝들이 쉬지 않고 너무 고되게 일하는 모습에 대해 홍콩 스텝들이 놀란다고 대답했다. 한국식으로 일하는 방식에 처음에는 익숙치 않아 홍콩 스텝들이 힘들어하지만 그것은 단점이라기보다는 사회적 문화적 차이로 여겨지며, 홍콩 스텝들의 프로페셔널하면서도 자기주장을 내세우지 않는 점이 홍콩에서 로케이션을 진행하는 또 다른 큰 이유라고 그는 덧붙였다.

홍콩 필름서비스 오피스의 한 관계자는, 홍콩은 옛부터 아시아 영화의 중심지라 불려온 만큼 액션장면에 잘 훈련된 주 조연 배우들과 실감나는 각종 특수 효과 장비 그리고 빠른 진행에 단련돼 있는 현장 경험 풍부한 스텝들이 많아 짧은 해외로케이션 기간동안 많은 볼거리를 담아내야 하는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점 또한 많은 영상제작자들이 홍콩을 찾는 이유라고 설명했다.그외 수많은 홍콩 영화에 매료되었던 장면들이 가득한 도시 홍콩.

홍콩의 압구정동으로 알려진 란콰이퐁(센트럴 역) 중경상림의 무대,영웅본색,금지옥엽,유리의성,성월동화 등이 촬영된 빅토리아 피크,그리고 침샤 추이 캔턴 로드 첨밀밀의 배경이 되었던곳, 청킹 팬션등 

 

 

◇란콰이퐁의 캘리포니아 바

홍콩 영화는 한물갔다고 하지만 그래도 영화의 흔적들은 아직 사람들의 가슴속에 남아 있다.

주룽(九龍)반도의 번화가 침사추이에 청킹맨션(中慶大厦)이란 낡은 건물이 있다.

이곳은 왕자웨이 감독이 만든 ‘중경삼림’에서 린칭샤가 마약을 운반하기 위해 고용한 인도인들에게 밥을 사주고 옷과 신발을 맞춰 주던 곳이자 배신한 이들을 죽이던 무대이기도 하다.

'중경삼림'의 배경 캘리포니아 바

한때 왕 감독의 아버지가 이 건물 지하의 나이트클럽에서 일했다는데, 왕 감독은 그래서인지 인도인들의 낙천적이고 엉뚱한 면을 영화 속에서 잘 묘사했다.

원래 이곳은 싸구려 여행자 숙소가 몰려 있는 건물이다. 또 영화에서처럼 이 건물의 1, 2층에는 인도인들이 운영하는 상점, 환전소, 식당들이 많이 들어서 있고 장기체류하는 아프리카 흑인들도 자주 보인다. 이상하게도 이곳을 소개하는 글들에서 “위험하다, 조심하라”는 문구가 많이 보이는데, 겁낼 필요는 없다. 생업에 열중하는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다.

‘중경삼림’의 흔적은 홍콩 섬의 센트럴 역 부근에도 있다. 퀸스 로드 센트럴(皇后大道中) 역 근처의 란콰이퐁(蘭桂坊) 거리는 홍콩의 압구정동답게 화려한 곳이다. 이곳의 ‘캘리포니아 바’에서 왕징원에게 바람맞은 경찰관 663호 량차오웨이가 쓸쓸하게 술을 마셨다.

캘리포니아 바는 아직도 성업 중이지만 선머슴 같은 여종업원 왕징원이 마마스 앤드 파파스의 ‘캘리포니아 드리밍’을 부르던 패스트푸드점 ‘미드 나이트 익스프레스’는 사라졌다. 영화가 히트한 후 세가 올라서 몇 번 주인이 바뀌었는데, 현재는 문을 닫았다. 감상과 문화가 자본의 힘 앞에 쫓겨나는 현실은 어디나 똑같다.

‘중경삼림’의 세계는 란콰이퐁 거리에서 얼마 안 떨어진 800m짜리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부근에도 있다. 높은 언덕을 깎아 주택가로 만들었고 그곳에 에스컬레이터가 달리고 있는데, 주변에는 레스토랑, 카페, 기념품가게 등이 즐비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보면 주변에 조그만 집들이 자주 눈에 띄는데, 왼쪽에 있는 집 중의 하나가 자기 세계 속에 빠져 ‘몽중인(夢中人)’으로 살던 량차오웨이의 집이었다.

예전에는 일본 여성들이 영화에서처럼 네 번째 에스컬레이터에서 무릎을 굽힌 채 이 방을 훔쳐 보았다는데, 지금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없다. 이미 10년의 세월이 흐른 것이다.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다 중간에서 내려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캐슬 로드가 나온다. 성벽이 있는 이 고적한 길에서 공중전화 부스를 설치해 놓고 ‘아비정전’을 찍었다고 한다. 1960년대 장궈룽과 류더화 그리고 장완위 사이의 가슴 아픈 사랑이 서린 거리다.

 

그 외에도 캔턴(Canton) 로드는 영화 ‘첨밀밀’에서 리밍이 장완위를 자전거에 태우고 달리던 거리고, 그들이 처음 만났던 맥도널드 햄버거 집이 근처에 있어서 첨밀밀을 잊지 못하는 영화 팬들이 종종 들른다.

'화양연화'의 골드핀치레스토랑

또 ‘아비정전’에 나오던 고풍스러운 퀸스카페(皇后飯店)와 ‘화양연화’에서 배우자들이 서로 불륜을 저지른 사실을 확인하고 사랑을 이어가는 골드핀치(Goldfinch) 레스토랑이 코즈웨이 베이(Causeway Bay)역 근처에 있으며, ‘영웅본색’에서 저우룬파가 성냥개비를 씹던 빅토리아 피크 등 수많은 영화의 무대들이 홍콩에 있다.

냉엄한 현실에서 영화 속의 무대를 찾아다니는 행위가 유치하게 보일지도 모르지만, 무한대로 펼쳐진 공간과 시간의 교차점에서 잠시 피어오르는 꿈과 환영이 현실임을 안다면, 신화와 전설 그리고 영화가 ‘촉촉한 현실’이 되지 못할 까닭이 없다. 음식과 쇼핑을 넘어서 촉촉한 현실 속에서 바라본 홍콩은 더욱 낭만적이었다. 

 

 

 

 

◇미드 레벨 에스컬레이터

청킹맨션은 지하철 침사추이 역에서 내리면 된다. 란콰이퐁에 가려면 지하철 센트럴 역에서 내려 D-1 출구로 나와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대로 퀸스 로드 센트럴이 나온다.

그 길을 건너 아길라 거리(D’ Aguilar St·德己立街)이라는 언덕길을 따라 올라가다 스탠리 거리와 웰링턴 거리를 지나면 나온다

‘첨밀밀’을 촬영한 맥도널드는 침사추이역 근처의 페킹로드(北京道)와 한커우로드(漢口道)가 교차하는 모퉁이에 있다. 코즈웨이 베이 역의 F출구로 나와 10분 정도 걸어가면 리 가든 쇼핑센터가 나오는데, 그 맞은편에 퀸스카페가 있고, 리 가든 쇼핑센터 뒷골목인 란퐁로드(蘭芳道)에 골드핀치 레스토랑이 있다